전현규 작가의 과학 단편소설 [당신의 얼굴을 5억원에 삽니다] ②
한설과는 드론 동호회에서 처음 만났다. 드론 동호회의 특성상 성비가 치우쳐 있었기에 동호회장인 나는 한설의 가입 신청을 확인하고 한참을 고민했다. 19살의 어린 나이와 길거리 캐스팅을 받아 아이돌로 데뷔할 것 같은 외모는 아무리 생각해도 드론과 어울리지 않았다.
편견이라 해도 할 수 없었다. 가입 신청서를 받자마자 ‘이런 애가 왜?’라는 생각이 절로 든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동호회원들에게 물어봐도 반응이 시큰둥했다. 결국 직접 만나 본 후 결정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면접을 본 후엔 고민한 며칠이 무색하게도 가입을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설은 드론의 설계나 소프트웨어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론의 디자인, 정확하게는 드론의 색을 칠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당시 드론 동호회는 많지 않았고, 한설 역시 신중하게 고민했다고 얘기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보자 당연하다는 듯 얘기를 꺼냈다.
“언니가 동호회장이라 가입 신청한 건데요?”
그 말의 속뜻은 여자가 동호회장이라 가입 신청했다는 얘기였다.
“우리도 만들어진 지 몇 달 안 된 동호회라 여자 회원은 나밖에 없어요. 물론,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자부하지만 한설 씨랑은 안 맞을 수 있어요. 불편한 상황이 생겨도 내가 매번 조율해 줄 수도 없을 텐데 괜찮겠어요?”
“다른 곳은 아예 한 명도 없던데요? 한 명이라도 있는 게 어디예요. 그것도 대장인데.”
외모와는 달리 걸걸한 대답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 후로 면접의 탈을 쓴 한설의 인생 한탄 시간이 이어졌다.
“미술 쪽으로 가려고 지금까지 준비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더라고요. 나한테 재능이 없다는 걸. 아니, 내가 가진 재능은 겨우 이 정도라는걸요. 주변에서 ‘너 그림 좀 그린다.’ ‘앞으로 그림 쪽으로 나가면 되겠다.’ 그런 얘기를 듣고 기분 좋아해야 하는 선에서 멈춰야 하는 걸 몰랐던 거예요. 그런데 미련하게도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엄마한테 시간 좀 달라고 했어요. ‘딱 1년만 내가 하고 싶은 거 해볼게. 그리고 대학을 가든 뭘 하든 해볼게.’ 웬일로 허락해 주더라고요.”
“왜 하필이면 드론이에요?”
“잘 몰라서요.”
내가 고개를 갸웃하자 눈치 빠른 한설은 짧은 대답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잘할 수 있는 것만 해왔거든요. 근데 있잖아요.”
“궁금한 거 있어요?”
“언니, 왜 이렇게 예뻐요? 주근깨 너무 예쁘다. 이런 말, 초면에 너무 실례인가요?”
한설의 감탄엔 진심이 담뿍 담겼다. 그래서 두려웠다.
“나한테 굳이 잘 보일 필요 없어요. 대장이라고 해봤자 자기들이 잡다한 일 맡기 싫어서 던져 준 거거든요.”
“뭐야? 언니, 바지사장이었어요?”
이 글은 산수야 출판사에서 출간한 ‘대한민국 과학 소재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작품’인 전현규 작가의 [당신의 얼굴을 5억원에 삽니다]를 참고하였습니다. 복제와 무단 전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 산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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